4차 중동전쟁 그리고 1차 오일쇼크

안녕하세요. 똘이 아부지입니다.

이전 글에서 소개하였다시피 1970년 대에 들어서며 영국&미국과 중동 산유국가 간의 석유 질서 변동이 시작되며, 중동 국가들이 석유의 주도권을 갖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석유 감산이나 금수 조치 같은 석유의 무기화를 통해 외교적 압박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죠.

오늘은 이렇게 석유라는 무기를 기반으로 복수의 칼날을 가듬고 있던 중동국가에서 발생한 4차 중동전쟁과 1차 오일쇼크에 대해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4차 중동전쟁, 중동의 핏빛 복수전이 시작되다

1970년 이집트에는 3차 중동전쟁에서 처참하게 패한 나세르가 물러나고 안와르 사다트(Muhammad Anwar el-Sadat)가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6일 만에 영혼까지 털렸던? 이집트는 그로부터 6년이 지난 후 중동 국가가 석유의 주도권을 가지는 시점에 맞춰 복수전을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이집트는 3차 중동전쟁의 쓰라린 패배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보았습니다. 하나는 미국의 이스라엘 서포트였고, 다른 하나는 선빵?을 날린 이스라엘의 선제 기습 공격이었습니다. 사다트는 이런 교훈을 바탕으로 석유 무기화를 통해 미국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먼저 이스라엘을 선제 공격하는 계획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이스라엘의 명백판 오판, 피해를 더 키우다

사다트는 게릴라 선제 공격을 위한 전략으로 침공 이전에 대규모 병력과 무기를 이용한 실제와도 같은 '훈련'을 이스라엘 주위에서 수차례 반복 하였습니다. '훈련'이라는 이름 아래 수차례 들어왔다 빠지기를 반복하는 중동국가들의 모습을 보며, 이스라엘도 실제 이들이 공격을 하는건지 훈련인지 판단하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당시 이스라엘은 4차 중동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을 아주 낮게 보았습니다. 3차 중동전쟁에서 중동의 공군 전력을 거의 전멸하였기에 이를 갖추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것이라 생각했고, 그 당시의 군사력에 있어서도 큰 차이가 있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이스라엘에서 천재라 불리던 군사정보국의 책임자 엘리 제이라(Eli Zeira)는 일정 기준에 근거에 전쟁 가능성을 계산하는 'Concept'라는 도구를 개발하여 전쟁 가능성을 낮게 판단하였습니다. 하지만 당장 내일 일도 모르는 인간이 치밀한 계획과 복수의 감정까지 들어간 중동의 복수를 예측할 수는 없었습니다. 훗날 그는 이스라엘을 위기에 빠트렸다는 이유로 공직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석유 공급 제한, 안절부절 사우디

사다트는 훈련을 가장한 선제공격 준비를 하면서도 석유 공급 제한이라는 카드도 꺼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는 석유 공급 중단으로 미국을 압박하여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끊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이 계획을 시행하려면 중동 전체의 움직임이 필요하였으며, 특이 중동 석유의 최대 주주라 할 수 있는 사우디가 동참해야 했습니다. 사다트는 사우디 국왕 파이살을 만나 끈질기게 설득을 요청하였지만, 파이살은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당시 사우디는 안전과 부를 지키기 위해 미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관계는 미국이 사우디에 아람코를 설립한 이후로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었으며, 금본위제 폐지와 함께 달러가 페트러 달러 체제를 구축하며 그 관계는 더욱 공동체가 같아졌습니다. 정치적, 경제적으로도 미국에 영향을 벗어날 수 없었던 사우디이기에 감히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사우디의 확답은 받지 못한채 1973년 10월 6일 이집트와 시리아 등의 중동국가들은 선제 기습하는 4차 중동전쟁을 일으킵니다. 이 전쟁은 욤키푸르(Yom Kippur) 전쟁이라고도 불리는데, 전쟁이 일어난 10월 6일이 이스라엘의 종교 기념일은 욤키푸르(신성한 속죄일)이기 때문입니다. 중동의 선제 타격 효과는 제대로 적중하였고, 이스라엘은 일방적으로 밀리며 압도적인 공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밀려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