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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국제석유수출국기구) 설립과 그 이야기

by 또링또링 2021.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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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똘이 아부지입니다.

 

한동안 뜸했던 중동과 석유의 이야기를 오랜만에 포스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석유하면 떠오르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기구가 있으실거라 생각합니다. 바로 OPEC(국제석유수출국기구, Organization of Petroleum Exporting Countries)입니다. 오늘은 이 OPEC이 어떻게 탄생하였고, 그 배경에는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중동 산유국, 세븐 시스터즈가 주도하는 질서에 깊은 빡침...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되었던 세븐 시스터즈를 기억하시나요? 1950년 당시 7개의 주요 석유회사를 지칭하던 세븐 시스터지는 중동 산유국에게 눈의 가시와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당시 중동의 석유 사업 구조는 세븐 시스터즈가 원유 판매 이익의 과반을 가져가고 산유국은 로열티와 세금을 통해 이익의 일부 밖에 가져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당시 석유 판매 가격은 세븐 시스터즈가 일방적으로 결정하였으며, 이 또한 중동 산유국의 심기를 건드렸습니다. 공시 가격을 기반으로 수익을 분배하는데 분배도 공평치 않은 상황에서 공시 가격까지 세븐 시스터즈가 내려버린다면 산유국의 수익이 감소하게 되고, 이는 결국 왕가의 부와도 직결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중동 산유국들은 정권 면에서 영국과 미국에 종속되어 있었기에 불만을 표출하기가 쉽지가 않았습니다. 이전 글에서 포스팅 했던 이란의 경우, 석유회사를 국유화 하였던 무함마드 모사데크에 의해 왕위에서 쫓겨났던 팔레비가 영국과 미국의 아삭스 작전(Operation Ajax)으로 다시 정권을 잡았고, 사우디의 사우드 왕가도 미국의 보호하에 왕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왔기 때문입니다.

 

 

중동과 남미 손을 잡다

다만 이 당시 한 가지 특이했던 것은 친미 성향의 사우디 왕가에서 민족주의자이면서 반미 성향이 강한 압둘라 타리키(Abdullah Tariki)라는 자를 초대 사우디 석유 장관으로 기용했다는 것입니다. 마치 여당이 야당의 인물을 특정 자리에 지명한 것과 같던 모습 속에, 타리키는 미국의 눈치를 안 보고 하고 싶을 말을 다 할 수도 있었지만 동시에 왕가 입장에서는 여차하면 버리기도 딱 좋은 카드이기도 하였습니다.

 

 

사우디 초대 석유 장관, 압둘라 타리키 (Abdullah Tariki)

 

 

한편 미국에 대한 반발심은 중동을 넘어 남미에서도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1950년 후반 중동에서 석유 생산량이 급증하며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수입하는 석유 물량을 쿼터제로 제한해 버리고, 캐나다와 멕시코의 수입량은 제한하지 않는 차별적인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이러한 미국의 태도에 당시 베네수엘라 석유 장관이던 후안 페레즈 알폰조(juan perez alfonzo)도 단단히 화가나 버리기 시작 하였습니다.

 

 

베네수엘라 석유장관, 후안 페레즈 알폰조(juan perez alfonzo)

 

 

이렇게 분노한 사우디와 베네수엘라의 두 석유장관은 1959년 서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의기투합해 미국에 언젠가 대응하기로 약속을 합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실행하는 결정적인 사건이 바로 다음해 발생합니다. 1960년 8월 엑손의 최고경영자 몬테 라스본(Monte Rathbone)이 중동산 원유의 배럴당 가격을 평균 10센트 인하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엑손의 결정에 다른 메이져 석유 회사들이 동참하며 중동 산유국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게 됩니다.

 

 

 

 

이런 횡포들 더 이상 참지 못한 사우디의 타리키는 알폰조에게 연락하여 1년전의 약속을 실행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중동 3개국이 더 동참하면서 1960년 9월 바그다드에서 OPEC (석유수출국기구, Organization of Petroleum Exporting Countries)이 결성됩니다. 사우디, 베네수엘라,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5개국이 창설한 이 기구는 당시 원유 수출의 80%를 점유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OPEC 영향력 한계와 그 이유

오늘날 OPEC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설립 당시 OPEC의 영향력은 미미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당시의 복합적인 정치적, 경제적 상황이 얽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첫째, OPEC이 창설된 다음해 미국에서는 존 F.케네디가 대통령으로 취힘합니다. 케네디 행정부는 '진보를 위한 연대 (Alliance for Progress)'라고 불리는 중남미 경제 원조를 시행하였는데요, 이는 당시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가 주도하고 체 게바라(Che Guevara)가 참여했던 쿠바 혁명의 확산을 막기 위한 대규모 경제 정책 지원이었습니다. 베네수엘라가 이 경제 원조의 주요 수혜국이 되며 반미 정서가 급감하게 됩니다. 

 

 

체 게바라(Che Guevara)

 

 

두번째, 중동 산유국의 주축이라 할 수 있는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가 좋지 못했습니다. 수니파인 사우디와 시아파인 이란은 중동의 패권을 놓고 다투는 사이였습니다. 또한 사우디는 아랍 민족인 반면 이란은 페르시아 민족이라는 이질성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같은 문화적 연대가 없다보니 미국이나 영국에 불만이 있었음에도 잘 연대가 되지 못하였습니다. 게다가 당시 두 국가는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미국에 정권적으로 종속되어 있었기에 반기를 들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란과 사우디가 사이가 안 좋았군요...

 

 

세번째, 당시 산유국들은 석유 개발에 필요한 자본과 기술 그리고 판매처까지 사업의 모든 부분을 석유 회사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도움 없이는 자립적으로 석유를 생산할 수도 판매할 수도 없었기에, 강하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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