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똘이 아부지입니다.
여러분은 서울에서 어떤 지역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사람이 붐비는 곳보다는 조용하고 여기저기 꼬불꼬불 골목길이 펼쳐져 있는 서촌, 해방촌 같은 곳을 참 좋아합니다. 그런 제가 오랜만에 서촌을 오랜만에 다녀와 보았는데요, 이런 조용하고 평화로운 서촌과 어울리는 가게 하나를 발견해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사직동 그 가게
사직동 그 가게는 티베트 난민들의 평화운동을 지지하고,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자립을 지원하고자 탄생한 곳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인도 다람살라에서 '록빠(Rogpa)'라는 비정부기구에서 티베트 난만들을 도와주었던 많은 분들이 한국에 돌아와서도 지속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 '사직동 그 가게'가 오픈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록빠는 티베이어트 '같은 길을 함께 가는 친구'라고 합니다)
사직동 그 가게는 직접 만든 짜이(차)와 커리 등을 판매함은 물론 가게 한 쪽에서는 록빠 여성 수공예 작업장에서 생산된 물품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 주소 : 서울 종로구 사직로9길 18
- 영업시간 : 화 ~ 일 (11:30 ~ 20:00), 월요일 정기 휴무
아마 서촌에서 유명한 카페 중 하나인 스태픽스 쪽에서 아래로 내려오시다 보면 심상치 않은 포스?를 풍기는 가게 하나를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아마 지나가시다가 한번 쯤 보신 분들도 많으실거라 생각됩니다... ㅎㅎ
나무 판자에 '사직동 그 가게'라 적힌 간판이 있기는 하지만 이 마저도 가로등에 좀 가려져 있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발견하기 힘듭니다... ㅎㅎ 그나마 아래 쪽 짜이, 커리가 적혀 있어서 가게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이런 음식들을 판매하는 곳이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신입사원일 당시 매번 이 말을 하시던 과장님이 계셨는데, 이게 티베트 속담인지는 몰랐었네요. 다들 걱정보다는 좋은 일만 생각하며 살도록 합시당. (내 계좌 흑흑)
가게 입구에서 찍은 전체 샷입니다. 개인 주택을 개조하여 만든한 사직동 그 가게는 마당 쪽으로는 엄청나게 많은 식물들이 놓여져 있으며, 무지개 색이 가게 이곳 저곳으로 알게 모르게 반영되어 있었습니다.
가게 내부로 들어오면 이국적인 분위기가 저희를 반겨줍니다. 티베트를 가 본적은 없지만 아 티베트가 이런 느낌일 것 같다는 느낌이 팍팍 들었습니다. 잔잔한 음악과 편안함이 느껴지는 실내라 바쁜 도심 속을 벗어나 힐링 공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가게 안 테이블은 많지 않습니다. 1인 테이블을 포함해 총 4개 정도의 테이블이 세팅되어 있으며, 저는 전망이 가장 좋은 창가쪽으로 앉았습니다.
저희가 오기 전까지 손님이 없어 조용했던 가게였는데, 주문 후 워낙 직원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셔서 죄송?했네요 ㅋㅋ 그래도 저희 이후 손님들이 계속 들어오셔서 가게가 만석이 되었답니다.
우선 먼저 주문한 소금라씨와 짜이가 나왔습니다.
라씨는 커드라 불리는 인도식 요거트에 차가운 물을 섞어 마시는 음식인데, 여기의 소금라씨는 디저트로 즐길 수 있도록 가게에서 자체 개발한 특별 메뉴라고 하네요. 먹으면 요거트의 상큼한 맛과 더불어 짭짤한 소금 맛이 더해져 처음에는 '오잉 이게 뭐징' 이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계속 먹다보면 이 맛의 매력에 빠져 숟가락질을 멈출 수 없게 됩니다 ㅋㅋㅋ...
짜이도 원래 인도를 비롯한 남아시아 지역의 차 음료를 지칭합니다. 사직동 그 가게의 짜이는 1등급 아쌈티에 신선한 생각을 직접 다져서 우유와 함께 팔팔 끓여 나오는 따뜻한 음료입니다. 얼마나 뜨겁냐면 저 유리컵을 밑에 받침대를 이용해야만 집을 수 있습니다.
저는 달달한 밀크티의 맛을 기대했는데 생각 외로 생강향이 진해서 놀랐습니다 ㅋㅋㅋ 생강차라고 불러도 손색 없을 정도의 강한 진저향이 ㅋㅋㅋㅋ 현지 분들은 이 더운 날씨에도 저렇게 따뜻한 차를 마신다고 하는데, 저는 한 여름에 마시기에는 좀 난이도가 있어보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문한 치킨 커리까지 나왔습니다. 인도식 향신료와 매콤한 맛을 가미한 카레에 무항생제 닭가슴살이 들어간 치킨이라고 합니다. 아 참고로 카레의 경우 밥이 무제한으로 제공되고 있다고 하니 먹다 부족하시면 요청하시면 됩니다.
아 그리고 음식 주문시 직원분께서 음식을 한꺼번에 서빙해 주실 지 하나 하나씩 서빙해 주실지 여쭤보시는데, 기호에 맞게 요청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넘나 친절하신 직원분들이셔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커리 맛은 싱겁게 음식을 드시는 분들께는 되게 잘 맞을 것 같았습니다. 뭔가 되게 건강함?이 가득 느껴지는 커리 맛이라 ㅋㅋㅋ 워낙 센 간에 익숙해진 저인지라 약간 심심한 맛이 나는 것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 향신료를 조금 더 넣어 커리 자체의 풍미를 더해주면 좋을 것 같았네용.
가게 안에서 바라본 가게 밖의 모습. 여기 주변이 워낙 조용해서 그냥 낮에 멍하니 있기만 해도 힐링이 될 것 같습니다. 가게 앞으로는 많은 초록초록 식물들이 있는데, 직원 한분께서는 분주하게 물을 주느라 바쁘셨습니다.
음식을 다 먹고 가게를 나와 마당 옆 한켠으로 수작업 물품을 판매하고 있는 곳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티베트 난민 여성분들이 직접 수공예로 제작한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는 이 곳은 아기자기한 악세사리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수공예 품목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불안정한 티베트에서 특히 사회적 소수자인 여성들의 삶은 더욱 가혹하다고 합니다. 이들은 이러한 여성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경제적/정치적 지위를 개선하기 위해 이런 수공예 작품 판매 뿐만 아니라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뭔가 신비함이 느껴지는 패턴의 수공예품이 많아서 보는 것만으로도 해외 여행을 와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중국과 인도 그 사이에서 문화의 접점이 이루어지는 지역인만큼 동양의 신비로움이 더욱 가득했던 티베트인 것 같았네요.
정신 없이 흘러가는 서울이지만 이런 곳에서 힐링도 하시며, 소외된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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