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똘이 아부지입니다.
너무 자본주의에 쩌들어 있다?는 이웃님들의 지적과 함께 일상 포스팅도 조금씩 해 보려고 노력 중에 있습니다... 이번 주는 해방촌 근방을 한번 둘러보고 왔습니다. 원래 윤주당이라는 가게 포스팅을 집중적으로 해 보려 했는데 막걸리 열심히 먹느라 사진을 많이 못 찍어서... 이 날 찍은 사진을 두루두루 모아 글을 써 보도록 하겠습니당..
해방촌은 1945년 광복과 함께 해외에서 돌아온 사람들과 북에서 월남한 사람들이 정착하게 되며 이와 같이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의 경우 이태원은 자주 갔어도(술 먹으러...) 해방촌은 처음 가보는 곳이었는데요.. 참 서울 살면서도 서울을 참 많이 안 가본 서울 촌놈? 티를 여기서도 보여주고 있습니당...
해방촌은 녹사평 2번 출구에서 갈 수 있습니다. 다만 상당한 언덕배기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옷은 가볍게 입고, 신발은 편한 걸 신고 가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힐 신고 여기 오르시는 여성분들 리스펙트...
이태원이 가까워서 그런지 상당히 외국인이 많았으며, 송리단길과 비슷하게 기존 마을이었던 곳을 꾸며서 그런지 골목골목 마다 작은 카페와 음식점들이 많이 있습니다. 차 가지고 오시는건 비추입니당...
열심히 등산하며 오랜만에 사람 구경도 하고 가게 구경도 하다가 신흥시장이라는 곳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신흥시장은 해방촌 이주민들이 먹거리와 생필품을 팔던 곳으로 이 지역의 대표 터전이었다고 합니다. 최근에 이 곳은 도시 재생 사업과 함께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탈바꿈하며, 오래된 건축물안에서 젊은 예술가와 창업가의 새로운 활동 무대가 되었다고 하네요.
이렇게 예쁘게 사이트도 만들어져 있으니 관심있으시면 한번 둘러 보시는 것도 좋으실 것 같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닫은 가게도 꽤 있었고, 구경하는 사람들도 많지는 않았지만 오래된 건물을 기반으로 독특한 분위기의 가게들과 공방들이 있어서 상당히 보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단 크기는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방문 목적으로 한 바퀴 다 도시면 15분 이내에 구경이 끝나실 수도 있다는 걸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현재 바닥 공사가 진행 중인지 바닥에 저렇게 초록 매트를 깔아 놨더군요... 저거 때문에 사진이 못생겨? 보입니다...
신흥시장을 뒤로하고 저녁 예약해 놓은 식당을 가기 전까지 시간이 남아 후암동을 조금 더 둘러 보았습니다. 남산 바로 밑에 있는 동네이다보니 그냥 걷다가 주위를 둘러보면 서울의 전경이 밑에서 보이는 매력적인 뷰를 구경할 수 있답니다. 다만 걷기가 힘들어요.... (여기 눈오면 정말 위험할 것 같습니다)
해가 질 때쯤 남산쪽 방향에서 바라보며 찍은 사진, 날씨가 많이 풀렸는지 저렇게 루프탑에서 식사하시는 분들이 꽤 많더군요. (난 춥던데... 늙어서 그런가 봅니다.)
지는 해를 뒤로 하게 예약해 두었던 윤주당이라는 식당을 갔습니다. 직접 만든 막걸리를 포함해 다양한 전통주를 판매하는 가게인데요, 테이블은 5~6개 정도로 많지 않으며 내부는 나무톤의 인테리어로 잘 꾸며져 있습니다. (물론 제취향).
메뉴판에도 적혀있다시피 각기 다른 방법으로 빚은 품격있는 한국의 전통주를 엄선하여 판매하고 있다는데 막걸리는 항상 장수 막걸리만 먹어온 저에게 무엇을 먹어야 할 지는 또 한 번의 고비였지만... 같이 온 친구의 도움으로 괜찮은 막걸리를 맛 볼 수 있었습니다.
첫 안주는 이 가게에서 인기있는 메뉴 중 하나인 치즈감자전(20,000원)으로 주문하였고, 술은 윤주당에서 직접 빚은 하우스 막걸리가 있다고 하여 윤주당 블렌딩(8,000원)을 시켜 보았습니다. 음 윤주당 막걸리는 좀 신맛이 강하고 단맛이 너무 없어서 제 스타일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대신 이 치즈감자전은 인정... 너무 맛있었습니다. 갑자를 갈은게 아니라 얇게 채썰어 그 안에 치즈를 넣고 구워냈는데 외국인이 먹어도 맛있을 것 같았습니다. 간장대신 저 매콤한 소스가 느끼한 맛도 잡아줘 아주 굿굿입니다. 가시면 꼭 드셔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첫 메뉴를 뒤로 하고 그 다음은 옆 테이블에서 너무 맛있게 먹고 있던 꽈리고추 목살구이(24,000원)을 주문하였습니다. 막걸리도 이 때 다른 걸로 시켰는데요, 실리콘밸리 출신 반도체 전문가가 문경으로 귀농해 만들었다는 희양산 막걸리(16,000원)을 시켜 보았습니다. [반도체랑 막걸리랑 무슨 연관인가 싶으면서도, 저도 반도체 관련 일해서 그냥... 시켜봤...습니다...]
자연발효한 괴산콩간장으로 양념했다는 목살 구이가 묵은지와의 조합이 참 잘 어울리는 음식이었습니다. 약간 달짝지근한 맛이 나는 양념에 두툼한 고기임에도 부드러웠으며, 다소 도수가 있는 막걸리랑 먹으니 술술 넘어가더군요. 저 초록색의 식물?은 참나물이라는데 별로 제 취향 아니라 패스...
배부르게 먹고 나와 시간이 조금 남아 남산까지 걸어가게 되었습니다. 산에 올라가서 술을 먹은 적은 있었는데, 술 먹고 등산하기는 처음이었던 것 같네요... 둘레길을 통해 올라가려고 하였으나 길을 잘못들어 의도치 못한 리얼 산악?을 하게되었다는.... 남산타워만 바라보며 올라가다보니 도착은 하더군요... 남산타워도 참 오랜만에 온 것 같네요. 여전히 미세먼지로 인해 밤 하늘이 맑지는 않습니다.
높은 곳에 올라왔으니 야경도 한번 담아 보고... 미세먼지만 없다면 더 없이 좋은 서울 야경이었을텐데 너무 아쉬웠습니당.
봄이 어느새 한발짝 더 가까이 저희에게 다가온 것 같은 주말이었습니다. 따뜻해지고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이 봄에 그 따뜻한 기운과 영향을 받아 화이팅하시면 좋겠습니다. 이번 한 주도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