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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만드는 거대 개미, 앤트그룹 (from 카카오와 네이버는 어떻게 은행이 되었나)

by 또링또링 2021.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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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똘이 아부지입니다. 이전 글에서 핀테크 기업의 전반적인 특징과 소개를 다뤘다면 오늘은 그러한 핀테크 기업 중 금융 서비스 시장에 큰 변동을 일으킨 기업 중 하나인 앤트그룹에 대해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코로나 이후 괜시리 더욱 좋지 않게 바라봤던 중국이었지만 그런 국가에서도 기업가치가 1조 원을 넘어서는 유니콘 기업이 있었다는 걸 알게되며 괜시리 편협한 시각을 갖고있던 저를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앤트그룹의 시작 : 쇼핑몰 알리바바_구매를 망설이는 고객의 우려를 해결하다

앤트그룹의 시초는 온라인 쇼핑몰인 알리바바로 볼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 중국에 보급되던 시절,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은 당시 여러 사업을 말아먹고? 중국 정부의 대외무역부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외국인을 대상으로 만리장성을 소개하는 일을 맡게 되었는데, 거기서 야후의 창업자 제리 양을 만나게 됩니다. 마윈의 능숙한 영어 실력과 인터넷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던 그를 인상 깊게 본 제리 양은 과거 야후에 투자를 했었던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에게 그를 소개 시켜줍니다. 온라인 쇼핑에 관심이 많던 손정의 회장은 마윈의 알리바바에 투자하기로 결정하였고, 이후 제리 양도 큰 규모로 알리바바에 투자를 결정합니다.

초기의 알리바바는 오늘날과 같은 쇼핑몰이 아니었습니다. 초기 사업 형태는 여러 중국 기업의 제품 정보를 게시하여 바이어들이 각 제품의 대한 정보를 볼 수 있게 해주는 B2B 플랫폼이었습니다. 하지만 2002년 중국에 미국의 이베이가 C2C 쇼핑몰에 진출하며 알리바바도 C2C 쇼핑몰인 타오바오를 오픈하며 대응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당시 거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마케팅 투자를 하며 고객을 끌어모인 이베이에게 알리바바는 그저 한없이 쪼끄만 기업에 불과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베이는 당시 중국 고객들에게 다소 낯선 결제 시스템으로 점유권을 빼앗기는 실수를 저지르고 맙니다. 이베이는 미국에서와 같이 페이팔을 결제 시스템으로 도입하였지만, 이 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신용카드가 있어야 했으며, 대금을 먼저 판매자에게 전달해야 하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중국 사람들에게 신용카드는 많지도 않았으며 물건을 받기도 전에 돈을 송금하는 것은 몹시 꺼려지는 분위기 였습니다.

이때 알리바바는 알리페이라는 자체 결제 시스템을 만들며 대항하기 시작합니다. 알리페이는 카드 대신 현금을 충전해 놓고 쓸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였으며, 결제 후에도 돈을 바로 판매자에게 전달하는게 아니라 구매자가 물건을 받고 확인한 후에 돈을 보내는 에스크로 방식을 도입하였습니다. 또한 결제 수수료를 무료화하며 중국 온라인 쇼핑몰의 70% 이상을 점유하게 됩니다. 결국 고객의 불편을 빠르게 포착하고 대응한 알리바바의 대승리로 2007년 이베이는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게 됩니다.

쇼핑 시장을 독점한 후 알리바바는 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해 나갑니다. 2006년 B2B 결제, 2009년 모바일 결제 서비스 확대, 2015년 오프라인 가맹점을 늘리며 거의 모든 일상 생활 결제가 필요한 곳에서 결제 기능을 도맡게 되었습니다. '중국에서는 동냥도 알리페이로 받는다'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스마트폰을 쓰는 중국인이라면 거의 알리페이 계정을 가지고 있게 됩니다.

 

금융업에 뛰어들다

알리페이는 고객이 예치해둔 잔고를 활용해 금융 서비스 산업에도 진출하기 시작합니다. 2013년 알리바바는 고객이 수시로 입출금을 할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고객의 잔고를 이용해 재투자하여 실적에 따라 이자를 지급하는 MMF 상품, 위어바오를 출시합니다. 알리바바는 중국 은행의 예금 금리보다 높은 연 6%의 수익률을 제공함과 동시에 모바일로 쉽게 가입할 수 있다는 장점을 이용하여 중국인 3분의 1 이상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세계 1위의 MMF 펀드로 성장했습니다.

또한 텐센트와 합작해 중국 최초의 온라인 보험사 중안보험을 설립합니다. 이 보험은 오프라인 보험 설계사 없이 생활 밀착용 보험을 출시하며 출시 3년 만에 72억 건의 보험 계약을 성사하고 5억 명 가량의 고객을 확보했습니다.

2015년에는 인터넷 전문은행은 마이뱅크를 설립하며 대형 은행의 대출 사각지대에 있는 개인 사업자, 노점상, 농민 고객을 모집하기 시작합니다. 상인 대상 소액대출 상품은 왕샹따이, 농민 대상 대출 상품은 왕농따이를 출시하며 기존 금융사들이 커버하지 못한 고객층을 모아 나갔습니다. 게다가 이자율은 유사 금융 상품의 절반 수준은 7~8% 수준에 불과하여 현재 마이뱅크는 중국 1위의 중소기업 여신 업체로 성장하였습니다.

이들은 또한 새로운 금융 서비스로 본래의 사업인 알리바바의 사업을 키우는 전략도 취했습니다. 신용카드와 유사한 후불 결제 서비스인 화베이(花唄)와 일반 고객 대상의 신용 대출 서비스인 제베이(借呗)를 출시하며 알리바바의 쇼핑몰 매출 증대에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특히 이 화베이는 2020년 기준 5억 명 이상의 중국인들이 온,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결제를 하는데 이용한 것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개인 신용평가의 새 장을 열다, 즈마신용

알리페이는 금융기관들이 제대로 신용평가를 할 수 없어 대출 심사를 받지 못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자체적인 데이터를 쌓아 금융 상품을 제공하였습니다. 젊은 세대나 소득이 불규칙한 이들이 여기에 속했는데, 이들을 대상으로 알리페이는 소액부터 빌려주며 상환 여부에 따라 한도를 점차 높여주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갔습니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후불 결제 서비스인 화베이(花唄)의 최소 신용 결제 금액은 500 위안에서 5만 위안까지 늘릴 수 있으며, 개인 신용 대출인 제베이(借呗) 또한 1,000 위안에서 30만 위안까지 한도를 늘릴 수 있다고 합니다.

이에 더해 2015년 앤트그룹은 자체적으로 개인 소비자와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평가를 보다 체계적으로 하기 위한 중국 최초의 신용평가 대행사 즈마신용을 설립하게 됩니다. 즈마신용은 재무적 데이터 외에 보다 방대한 비재무적 데이터를 활용하여 기존 금융권에서 제대로 신용평가를 하기 힘든 고객들의 신용을 평가하였습니다.

 

- 재무적 요소 : 카드 수, 카드 상환 내역, 수도세&전기세 지불 내역, 계좌 잔고 등
- 비재무적 요소 : 학력, 직업, 주요 쇼핑 카테고리, 알리페이 친구 계정수, 쇼핑 성향, 팔로워 수 등

 

앤트그룹은 기존 금융기관이 돈을 빌려줄 수 없는 고객 확보와 동시에 방대한 데이터를 통한 신용평가 시스템까지 갖추게 되며 웬만한 금융 기관을 능가하는 리스크 관리 능력도 지니게 됩니다. 특히 2020년 상반기 코로나 사태로 금융기관들이 채무불이행 문제에 직면하였을 때, 앤트그룹의 소비자 대출에서 30일 연체 잔액은 2.97%, 90일 이상은 2.15%에 불과하였습니다.

 

가파른 성장세 하지만 중국 당국은 이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중국 정부

앤트그룹은 쇼핑몰을 넘어 결제 서비스, 온라인 투자 서비스, 소비자 신용 대출 서비스, 중소기업 대상 대출 서비스, 보험 서비스 등을 통해 중국의 종합 금융 지주 회사로 탈바꿈 하였으며, 이제는 중국을 넘어 글로벌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가파른 앤트그룹의 가파른 성장세가 중국 정부에는 탐탁치 않게 보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정부는 알리페이의 결제 처리를 정부가 직접 소유한 결제 시스템을 하도록 강제하였으며, 즈마신용을 비롯하여 신용평가 기업들이 고객의 신용 정보를 다른 기업에 제공 못하게 제재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화베이, 제베이 등에서 지나치게 많은 대출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대출 현황을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규제의 움직임 속에 마윈 전 회장은 이전 한 공식 행사에서 중국 당국의 금융 정책을 비판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발언 이후 홍콩과 상하이 증시에 동시 상장하려던 계획마저 중단되고, 최근에는 실종설까지 나돌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정부의 부정적인 시선 때문인지 앤트그룹은 금융 회사로서의 이미지를 지우려 하고 있습니다. 2020년 6월 앤트파이낸셜에서 앤트그룹으로 사명을 바꾸었고, 기존 금융 회사에 대한 기술 지원 사업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 솔루션, 차세대 모바일 뱅킹, 디지톨 보험 솔루션 등을 제공하며 전통 금융기관의 디지털화를 돕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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