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똘이 아부지입니다.
가을하면 빼놓을 수 없는 대표 음식 중 하나가 바로 대하입니다. 저는 해산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대하만은 예외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올해는 이런 대하를 현지에서 직접 먹어보자는 일념하에 홍성남당항대하축제에 다녀 왔습니다.
[곰손님 저도 다녀 왔어요!]
홍성남당항대하축제
홍성남당항은 대하축제의 본고장으로 불릴만큼 대한민국 최고의 대하축제 장소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천수만 청정바다에서 자란 실하고 오동통한 대하로 25년간 큰 사랑을 받아왔으며, 올해는 2021년 8월 28일을 시작으로 2021년 10월 30일까지 행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축제를 진행하고 있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온라인도 특별한 이벤트나 행사는 따로 없으며, 남당항산 대하를 보다 저렴하게 구매하고 집 앞까지 배달해 먹을 수 있습니다]
직접 찾아가 본 남당항대하축제
남당항대하축제장은 네비게이션에 직접 주소를 입력(충청남도 홍성군 서부면 남당항로 213-1)하거나 남당항대하축제로 입력하신 후 찾아 오시면 됩니다. 근처에 도착하면 아래와 같이 대하축제 관련된 홍보물을 발견할 수 있는데, 거의 다 도착했음을 알려주는 신호?이니 조금만 힘내서 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도착하시면 바다 앞에 2층짜리 큰 건물 하나를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건물 전체가 가게로 조성되어 있으며, 화려한 간판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어 보기 조금 흉물?인 듯한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차를 세우고 건물 앞으로 가면 호객행위가 엄청난 것을 발견하실 수 있는데, 당황하지 마시고 괜찮은 곳을 둘러보신 후 가게에 들어가시면 좋으실 것 같습니다.
축제라고는 하는데 막상 현장에 가 보아도 따로 특별한 행사나 이벤트 같은건 없습니다. 그냥 가게들이 즐비해 있는 건물에서 대하를 주문 후,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있게 먹고 나오는게 축제를 즐기는 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방문 전 알아본 정보에 따르면, 여기 가게들의 가격은 거의 다 비슷하거나 같으며, 맛이나 서비스 같은 면에서도 큰 차이가 없기에 그냥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가게에 들어가서 먹으면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바다뷰를 보면서 먹기에는 1층보다 2층이 낫다고 하네요.
그래서 주말보다 사람이 적은 평일에 찾아간 저는 2층에서 바다가 잘 보이는 가게를 찾던 도중, 저희집 똘이랑 이름이 비슷한 '또오리'라는 가게를 발견하고 홀린 듯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가게 구조는 다른 가게들과 큰 차이점이 없던 것 같았습니다. 테이블 자리와 좌식 자리가 반반으로 나뉘어져 있었으며, 바다뷰가 보이는 가장 끝 자리가 인기가 많았습니다.
메뉴의 경우 대하 단품보다는 대하 소금구이 + @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 메뉴가 무엇인지에 따라 가격에 조금씩 차이가 있었습니다. 저는 대하에만 꽂혀 왔기에 다른 메뉴는 크게 관심이 없어 조금 저렴한 칼칼칼 세트로 주문하였습니다. [아 추가적으로 각 세트메뉴에서 대하가 얼마나 나오는지 물어봤는데, 2인 기준 700g 정도라고 하네요]
남당항에서 직접 먹어본 대하
또오리에서 주문한 칼칼칼 세트[소금구이, 해물3가지, 새우튀김, 전어구이, 해물칼국수]에는 참 많은 요리가 나왔습니다. 일단 아래 사진이 기본상으로 나온 찬들입니다. 삶은 조개,소라부터 시작하여 콘치즈, 버섯구이, 전, 해산물 야채 등 다양한 음식들이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다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였으니...
잠시 후 이모님이 상자를 흔드시며 오시더니, 소금이 들어있는 냄비에 살아있는 대하를 순식간에 집어 넣으셨습니다. 싱싱하고 힘이 넘치는 대하를 보며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불 속에서 파닥파닥 뛰는 모습을 보자니 살짝 미안함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제가 해줄 수 있는 거라곤.... 맛있게 먹어 주는 것 뿐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대하의 몸부림은 오래가지 못했고 잠잠해지며 서서히 익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붉게 변하며 맛있게 익어가는 모습을 보자니 아까 몸부림치던 때의 미안함은 어느새 잊혀지고, 빨리 익기만을 침이 고이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몇 분이 더 지나고 선홍빛을 띄는 대하구이가 김을 모락모락 내며 맛있게 완성이 되었습니다. 비주얼만 보더라도 신선함과 싱싱함이 느껴졌으며, 과연 어떤 맛일지 더욱 궁금하고 설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뜨거운 껍질을 호호 불어가며 까서 먹은 대하의 첫 맛은 너무나도 탱탱하고 고소하였습니다. 살아있던 대하를 바로 먹어서 그런지 비릿한 맛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으며, 적절하게 간이 벤 소금과 대하의 조합이 너무나도 기가 막혔습니다.
익으며 크기가 작아진 것 같았는데, 오히려 살이 더 모이고 응축되며 꽉찬 느낌의 식감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밖의 푸른 바다를 보며 먹으니 뭔가 더 맛있는 느낌이 든 것 같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대하를 먹는 와중에도 음식이 끝없이 서빙되었습니다. 만드신 후 바로바로 서빙해 주시는 음식들 속에 상은 어느새 음식으로 가득 차 버릴 정도였습니다. 회를 못 먹는 저였지만 그럼에도 제가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음식들이 준비되어 좋았습니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구이도 나왔었는데, 개인적으로 가시가 너무 많아 저는 먹기도 힘들고, 정말 맛있다 이런 맛은 아니었던 것 같았습니다. [저는 삼치 같은 통통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의 구운 생선은 좋아합니다]
새우튀김의 경우에도 신선한 대하 때문인지, 바로 튀겨서 따뜻했음에도 불구하고 큰 임팩트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회를 못 먹는 제게 이 두 음식은 제가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도와준 좋은 친구들? 이었습니다.
대하의 양이 절대 적은 것도 아니었는데 이렇게 푸짐한 한 상을 차려주니 가격이 그렇게 비싼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또한 서울에서 먹는 해산물보다 신선함도 더 느껴졌고, 맛도 나쁘지 않아 여기까지 와서 먹은 보람이 있었습니다.
대하의 몸통을 다 먹고, 머리를 잘 보관?해 두셔야 합니다. 어느 정도 먹고 나서 사장님께 버터구이를 해달라고 요청하면, 저희가 따로 정리해 놓았던 대하의 머리를 가지고 가셔서 맛있게 버터구이를 만들어 주십니다.
저희의 경우 대하를 몇 마리 남긴 후 남은 머리와 함께 버터구이를 요청하였는데, 이게 소금구이와는 또 다른 별미입니다. 달콤하면서도 짠맛이 어우러지며 단짠 콤보와 함께 고소한 버터향이 어우러지며 마약 같은 맛을 선사하기 때문입니다.
대하와 많은 반찬을 먹고 배가 부른데도 저 버터구이에는 젓가락질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칼국수와 해물라면 중 하나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대하가 계속 먹다보면 조금 느끼한 감이 있어, 마지막은 얼큰한 해물라면으로 주문하였습니다.
무슨 라면에도 이렇게 해산물이 많은지... 푸짐한 해산물이 시원한 맛을 더해주고, 송송 썬 청양고추가 얼큰한 맛을 가미해주며 기가 막힌 해장용 라면이 완성되었습니다. 비록 술은 안 먹었지만, 라면을 먹으며 해장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살이 오를대로 오른 꽃게와 더불어 가리비와 커다란 홍합 그리고 탱탱한 새우살이 가득하게 들어간 이 해물라면, 후식으로 꼭 드셔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서울에서 여기까지 먼 길을 온 보람이 있을 정도로 맛있고 배부르게 한 끼의 식사를 했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 끝내기는 아쉬워 저는 포장으로 대하를 더 구매하였는데, kg 당 32,000원으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직접 가기가 어려우시다면 인터넷으로 주문 후 수령도 가능하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namdanghang
식사 후 건물 뒤에 바닷가가 있으니, 가볍게 산책이라도 하시며 조금이나마 도시의 바쁜 일상을 벗어나 여유를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축제가 얼마 안 남은 만큼, 가족이나 지인분들과 함께 맛있는 대하를 먹으며 좋은 추억을 만들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10월 말은 아마 단풍시기까지 겹치며 더욱 다녀오시기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가을, 눈도 즐겁고 입도 즐거운 계절이 되셨으면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