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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F, 조미료 회사가 만드는 반도체 소재

by 또링또링 2022.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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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똘이 아부지입니다.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 품귀 현상은 올 한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이 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단순 반도체 칩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반도체 산업에서 필요한 부품들이 공급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은 이러한 반도체 부품 중 많은 분들에게 아직은 익숙치 않은 ABF 기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콘솔게임 대란 속 ABF 기판 공급 문제가 있었다

재작년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 출시 당시 신제품을 구하고 싶어도 공급이 부족해 웃돈을 붙여 사던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소니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또한 공급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출시가 대비 웃돈에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5과 XBOX에는 연산을 담당하는 반도체인 CPU와 그래픽을 담당하는 반도체인 GPU가 공통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반도체들은 AMD를 통해 설계되고 TSMC에서 생산이 되고 있습니다. TSMC는 전세계에서 엄청난 반반도체 주문이 몰려듬에 따라 리드타임이 기본적으로 6개월 이상 걸렸습니다. 이런 상황이기에 TSMC의 밀린 주문으로 인하여 콘솔게임 공급이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CPU, GPU 공급 지연 뿐만 아니라 ABF(Ajinomoto Build-up Film) 기판 공급 부족으로 인해 콘솔게임 뿐만 아니라 반도체 상품의 출고 지연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렇다면 ABF가 도대체 뭐길래 반도체 상품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걸까요?

 

콘솔게임 대란의 주역 PS5와 Xbox

 

ABF(Ajinomoto Build-up Film) 기판이란?

ABF 기판은 CPU나 GPU 같은 반도체칩을 PS5나 XBOX 같은 전자기기에 붙일 때 필요한 반도체 부품입니다. 복잡한 회로의 반도체와 상대적으로 단순한 전자기기의 기판을 연결해 전자가 잘 흐를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ABF 기판은 여러 층의 미세 회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미세 회로는 발열 발생 및 회로 간 간섭 발생을 막아 반도체와 전자기기의 연결을 원활하게 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ABF라고 불리는 절연 소재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ABF는 온도 변화에 따른 팽창 및 수축에 저항하는 내구성이 높고 단단한 성질이 있기 때문에 오늘 날 반도체 패키징에 있어서 중요하게 사용되는 소재 중 하나입니다.

 

 

ABF기판 시장은 대만의 난야PCB와 유니마이크론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한국에는 삼성전기와 대덕전자 등의 기업에서도 생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ABF기판의 수율은 60%에 불과하여 TSMC가 CPU와 GPU를 생산해도 이를 커버할 ABF 기판 공급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공급에 차질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ABF 기판의 핵심 소재인 ABF 공급마저 충분치 않다는 것입니다. 난야PCB, 유니마이크론 등의 기업들은 ABF를 공급 받아 기판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 ABF 기판의 원료인 ABF 수급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ABF는 어디서 공급을 받는 걸까요?

 

우리가 흔히 아는 초록색 기판
컴퓨터를 까보면 볼 수 있는 초록색의 판때기를 기판이라 보시면 됩니당

 

 

ABF는 일본 조미료 회사에서 만들어져요

흥미로운 점은 ABF 기판의 핵심 재료라 할 수 있는 ABF가 아지노모토(Ajinomoto)라는 조미료 회사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아지노모토란 일본 말로 '맛의 근원'이라는 뜻으로 이 회사는 창립 당시만 하더라도 우리가 흔히 아는 MSG 같은 조미료를 생산하던 회사였습니다.

 

아지노모토 회사 대표 상품 혼다시
현재까지도 혼다시 같은 조미료를 대표 상품으로 판매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소비재, 식료품 회사인 아지노모토는 1970년대부터 전자 재료 연구 개발을 시작하였습니다. 조미료 또한 어떻게 보면 화학 제품이었기에 이를 활용해 사업 다각화를 도전한 것이죠. 아지노모토는 반도체가 복잡해지고 미세화됨에 따라 절연 재료가 잉크 형태의 액체에서 필름으로 이동할 것이라 보고 특수 필름 소재 개발에 전력을 다하였습니다. 그렇게 수차례 시도와 실패를 반복하던 아지노모토 사는 1998년 가을 마침내 회사 이름을 딴 ABF(Ajinomoto Build-up Film) 개발에 성공하였습니다.

 

아지노모토사가 개발한 ABF(Ajinomoto build-up Filim)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ABF

 

 

현재 ABF 시장은 반도체 수요 급증과 함께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지노모토 측에 따르면 2000년 매출이 100이라 본다면 2019년 매출은 8배 증가한 800에 달하고 있으며, 연평균 증가율이 7.2%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공급망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ABF 공급 업체(아지노모토)는 이미 생산시설을 확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를 따라갈 수 없다"라고 보도하였으며, 대만 디지타임즈 또한 "ABF는 부르는게 값인 상황이 됐다"며 현재 ABF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한동안 반도체 제품 품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였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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