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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역사와 공간 그리고 종교를 담은 곳

by 또링또링 2022.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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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똘이 아부지입니다.

 

봄이 오나 싶었던 찰나 갑작스레 꽃샘추위가 찾아온 주말이네요. 오늘은 복잡하고 어지러운 서울 속에서 차분하면서도 아름다운 공간을 담은 명소를 다녀와 포스팅 해보고자 합니다. 오늘 소개할 명소는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입니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

조선시대에 소의문(昭㠖門)이라고도 불리었던 서소문은 남대문과 서대문 사이에 있던 간문입니다. 조선시대 당시 공식 참형장이었던 서소문 지역은 특히 1801년 신유박해부터 1866년 병인박해까지 많은 천주교인들이 처형된 장소였습니다. 현재는 박해 받은 천주교인들을 기리는 장소가 되며 한국천주교의 성지로 자리매김한 장소가 되었습니다.

 

두터운 녹지로 둘러싸인 지상 공원과 지하의 역사박물관으로 구성된 이 곳은 특유의 아름다운 건축물 조성을 통해 일반인들에게도 명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직선과 곡선의 건물 내부는 단순 미적 아름다운 뿐만이 아니라 희생 당했던 천주교인들의 슬픔을 기리고 있는 역사적인 장소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지하 1층 살펴보기 (순교자의 길)

서소문 역사공원 내부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일단 지하로 가셔야 합니다. 지상에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도 되나, 아래처럼 서소문의 자음만 적힌 비탈길을 따라 내려가셔도 됩니다. 초록초록한 지상과 달리 지하로 향하는 부분부터는 나무 계열의 색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다 내려가서 입구(지하 1층)에 도착하면 서소문 역사공원을 상징하는 마크와 영어로 적힌 글자가 있습니다.

 

서소문역사공원 마크가 입구 앞에 적혀 있다.지상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길에 적힌 서소문

 

 

입구에 들어서면 안내데스크와 뮤지엄샵을 먼저 마주치게 됩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안내데스크를 가시면 되고, 기념품을 사고 싶으면 뮤지엄샵에 가시면 됩니다. (당연한 소리). 지리적 이해를 돕기 위해 도면도도 첨부하도록 하겠습니다.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여기를 지나면 순교자의 길이라는 전시장에서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천주교를 잘 모르는 제가 바라 볼 때는 각 작품들이 강한 인상을 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시간 상 각 작품의 설명들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배경을 이해하고 해설을 읽었다면 이러한 작품들을 보며 더 많은 걸 알게되고 깨달음도 있었을 것 같았습니다.

 

 

 

지하 3층 살펴보기 (콘솔레이션 홀, 하늘광장, 하늘길, 전시실)

콘솔레이션 홀

서소문역사공원의 내부는 엘리베이터 뿐만 아니라 계단, 경사진 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층간의 이동이 가능합니다. 저희는 경사진 길을 이용해 바로 지하 3층으로 이동하였는데요, 내려가자마자 웅장한 콘솔레이션 홀에 사로잡히고 말았습니다.

 

위로, 위안을 뜻하는 콘솔레이션 홀은 이 땅에서 목숨을 다한 과거 모든 이들을 위로하고, 오늘날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위안과 평화를 주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라고 합니다. 고구려 무용총의 내부구조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이 공간에는 박해 시기에 순교한 성인 다섯 분의 유해를 모신 곳이 자연광으로 비추어지고 있습니다.

 

서소문역사공원 콘솔레이션홀 전경

 

 

홀을 둘러싸고 있는 커다란 스크린에는 스테인드글라스, 레퀴엠을 위한 영상, 겸재 정선의 금강내산전도 세 작품이 순차적으로 나옵니다. 각 영상마다 만들어주는 분위기가 다르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자리에 앉아 잔잔한 음악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감상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스테인드글라스 (출처 : 서소문성지 역사공원 홈페이지)
레퀴엠을 위한 영상 (출처 : 서소문성지 역사공원 홈페이지)
경재 정선 금강내산전도 (출처 : 서소문성지 역사공원 홈페이지)

 

 

웅장하면서도 조용한 공간의 분위기 속에 엄숙함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전혀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 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주말 전시관 같은데만 가더라도 북적이는 사람들이 가득하여 정신 사나운 일이 빈번했는데 여기는 사람이 많지도 않고 공간 자체가 만들어주는 차분함이 마음을 편하게 해 주었습니다.

 

또한 아름다운 영상을 바탕으로 실루엣이 담긴 멋진 사진도 담으실 수 있으니 핸드폰 사진 찍는 소리만 주의하셔서 인생샷을 담아보시는 것도 좋으실 것 같습니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콘솔레이션 홀에서 찍은 인생샷1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콘솔레이션 홀에서 찍은 인생샷2

 

 

하늘광장

아마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의 가장 대표장소를 꼽으라고 하면 아마 바로 여기 하늘광장일 겁니다. 지하 3층에서 지상의 공원까지 일직선으로 개방된 이 공간은 하늘과 땅이 소통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네요.

 

사방이 온통 붉은 벽돌로 둘러 쌓인 이 공간은 균형과 통일은 이룬듯한 느낌을 주면서도 입체적인 다차원 공간에 있는 듯한 분위기도 선사해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하늘을 바라보면 마치 엄청난 함정 구덩이에도 빠져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실제로 이런 곳에 빠진다면 도저히 탈출 방법이 없겠죠...? ㅠㅠ

 

일단 아래 사진 속 쪼꼬미한 저의 모습을 통해 이 공간의 크기가 어느정도인지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하늘광장이 얼마나 넓은지 확인해 볼 수 있는 쪼꼬미 놀이.ver2

 

 

하늘광장 한 쪽으로는 목조로 만들어진 조형물들이 진열되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서소문 형장에서 천주교 박해로 순교한 성인의 반열에 오른 44인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기찻길에서 기차에 의해 수백 번, 수천 번 짓밟혀왔던 침목을 재료로 하여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하늘광장의 서있는 사람들 작품

 

 

지하와 하늘의 연결을 뜻하는 공간이면서도 그 위까지 올라가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점, 그리고 오랜 박해와 시련 속에서도 이를 견뎌낸 순교자들을 상징하는 작품들을 통해 이 공간의 의미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서소문역사공원 하늘광장의 서있는 사람들 작품2

 

 

하늘이 맑았다면 조금 더 멋진 사진이 나왔을 것 같은데, 해당 날은 비가 막 그친 후라 구름이 다소 많았네요. 그래도 건축물 자체만으로도 멋이 가득해서 언제 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서소문 역사공원 하늘광장 전경

 

 

개인적으로 이렇게 빈틈 없이 촘촘하고 대칭적이면서도 균형을 이룬 구조물 너무 좋아합니다.. 보고 있으면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주말임에도 사람이 너무 없어서 사진을 많이 찍었습니다. 워낙 배경이 맘에 들기도 했고... 아마 오신 분들이라면 핸드폰 카메라를 자동으로 키게 되실 겁니닷...

 

 

하늘길

하늘길은 하늘광장 옆으로 있는 전시공간 입니다. 구역은 하늘길A, 하늘길B로 크게 나눠져 있으며, 첫 번째 구간인 하늘길 A에서는 미디어아트 '좁은문(Through the Narrow Gate)'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화려한 영상을 길에 비추어 공간 그 자체를 예술 작품으로 만든 이 곳은 일단 화려함에 깜짝 놀라게 됩니다. 단순 위로 올라가는 평범한 길에 조명 아트를 더하며 특별한 장소로 메김한 이 곳은 비록 거리는 짧지만, 우리에게 주는 인상은 그 어느 조형물보다 강렬했습니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1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2

 

개인적으로 제일 블링블링하고 화려하면서도 아름답게 느껴졌던 은하수 같은 길이었습니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3

 

 

하늘길A를 지나면 권석만 작가의 발아라는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하늘길B를 만나게 됩니다. 화려한 하늘길A와는 달리 다소 투박해 보이지만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직선형의 건물과 곡선형의 암석 조형물은 상반된 선의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한 공간에서 조화로움을 이루며 통일된 느낌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여기는 오히려 비가 온 후 약간 젖어있는 듯한 느낌이 길을 더 운치있게 만들어 준 것 같았습니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하늘길B - 권석만 작가의 발아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저렇게 큰 돌을 어떻게 잘랐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지나치기는 아쉬워 쭈구리처럼 들어가 사진 한 번 찍어 보았습니다. 조금 더 몸을 집어 넣고 찍으면 돌이 비탈길에 흘러 내려갈까봐 조심조심 찍었답니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하늘길B - 권석만 작가의 발아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2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하늘길B - 권석만 작가의 발아 작품에서 쭈구리로 사진을 찍었다.

 

 

상설전시실

지하 3층 실내에는 상설전시실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조선 후기 사상사의 흐름을 다른 1전시실과 서소문 지역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이야기하는 2전시실이 있습니다.

 

저녁 약속이 있어 전시실의 작품들을 오랫동안 보지는 못하였지만 교육적인 내용 뿐만 아니라 시선을 사로잡는 다양한 작품 전시도 준비되어 있기에 가신다면 꼭 한번 둘러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전시실 내부는 하얀 인테리어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공간의 예술적인 특징을 하는 건축물인만큼 내부 또한 독특한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시선을 사로 잡고 있습니다.

 

 

 

전시장에서 보았던 인상 깊었던 전시물들. 설명을 봤어야 작품을 더 이해할 수 있었을텐데 그러질 못해서 ㅠㅠ..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상설전시실 1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상설전시실 2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상설전시실 3

 

 

지하 2층 둘러보기

지하 2층은 기획소강당과 기획전시실이 위치해 있습니다. 현재 이 장소는 '중견작가 초대기획전'이 진행되고 있으며, 박찬용 작가의 <너를 바라보다>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박찬용 작가는 '투견 시리즈'를 통해 인간 본연의 욕망과 폭력성을 탐색하며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만들어 온 것으로 유명하시다고 하네요.

 

 

 

이 전시회의 대표작품인 <너를 바라보다>입니다. 고대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늑대의 머리를 한 신인 아누비스를 모티브로 만들어 졌다고 합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신적 존재와 같은 형상이 나를 바라보고 동시에 자아를 성찰케 하는 상황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하네요.

 

저는 그냥 귀여운 도베르만 3마리로 보였는데.... ㅎㅎ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박찬용 작가의 너를 바라보다

 

 

해당 전시작품은 기획소강당에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강당 중앙에 댕댕이가 근엄하고 위엄있는 자세로 서있는데... 저는 왜 귀여워 보일까요... 그래도 더 나은 세상의 원동력이 되는 욕망에 대한 본성을 되돌아 보고 공생의 가치를 되새겨 보자는 작가님의 의도도 한번 쯤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이상으로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의 포스팅을 마치려고 합니다. 각 공간마다 뚜렷한 테마와 특징이 존재하는 이 곳. 바쁘고 지친 일상을 벗어나 조용하고 차분한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힐링을 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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