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똘이 아부지입니다.
요 며칠전 지인이 돈이 꽤 짭짤한 일일 아르바이트가 있다며 저에게 추천을 해 주었습니다. 딱히 고된 작업도 아니고 앉아서 하루 몇 시간동안 열심히 말만 하면? 괜찮은 보수를 받을 수 있다며 저도 한 번 해보라고 하더라구요.
자본주의의 노예답게 쉬는 날 바로 달려가 일일 알바를 도전해 보았습니다. 오늘은 쉬워보였으나 전혀 쉽지만은 않았던 음성녹음 알바 애드사운드 후기를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애드사운드(ADsound)란?
모름지기 쉬울수록 의심하고 또 의심해 보는 저는 음성녹음 일일알바에 앞서 이 기업에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지부터 알아보았습니다.
애드사운드는 음향과 관련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1995년 삼성정보 녹음실로 시작해 2000년 4월 '애드사운드'로 사명을 변경하며 녹음 전문 종합 회사로 거듭났습니다.
20년 이상의 업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외국어 녹음 동영상 편집, 사운드 믹싱 서비스 제공 뿐만 아니라 최근 기술과 트렌드 산업에 발맞춰 단말기 음성인식 성능 개선을 위한 음성 빅데이터 수집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20년 이상 그래도 이 바닥에 계셨다고 하니... 믿어보고 가 보았습니다...
음성녹음 아르바이트 (인공지능 학습용 DB구축 프로젝트)
그렇다면 애드사운드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일일 아르바이트는 뭘까요? 현재 애드사운드는 인공지능 학습용 DB구축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단순 단어의 반복이 아닌 문장 단위 녹음이며 정확한 발성과, 발성 속도 및 볼륨 톤 규격 준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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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 애드사운드에서 준비한 2,400 문장의 녹음을 수행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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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 진행은 온라인이 아닌 애드사운드 오피스에서 이루어 집니다. 애드사운드에 도착하면 각 부스가 있으며 각각 부스에 들어가 주어진 대본 녹음을 진행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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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요건은 아래와 같습니다. 15~65세의 남녀 3400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한국어를 잘 읽으시고 사투리를 쓰셔도 큰 상관이 없다고 합니다. 주어진 시간 내에 2400 문장을 다 읽어야 하며, 녹음시에는 마스크를 벗고 진행함을 유의하셔야 합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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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녹음 아르바이트 신청 방법
음성녹음 아르바이트 신청은 애드사운드에 들어가셔서 하셔야 됩니다. 아래와 같이 애드사운에 접속하면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팝업으로 떠 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3400_인공지능 학습용 DB구축 프로젝트'를 신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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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참여 버튼을 누르면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동의 및 개인정보 기입 항이 나옵니다. 여기서 본인의 정보를 잘 입력한 후, 맨 밑에 연령대를 선택하시는 곳에 가보면 모집인원과 예약 가능 수가 나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다 체크해 보았을 때 40대를 제외하고는 거의 다 자리가 넉넉히 있는거로 확인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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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녹음을 진행할 날짜/시간을 지정하면 아래와 같이 예약 완료 문자가 오게되고 신청이 완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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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해본 음성 녹음 아르바이트
애드사운드 오피스는 가산디지털산업단지에 위치해 있습니다.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6번 출구로 나오신 후에 직진하다 보시면 아래 사진과 같은 무너지기 직전?의 버스 정류장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여기서 금천05 마을버스를 타시고 벽산디지털밸리2차 역에서 내리시면 바로 도착입니다.
애드사운드는 이 건물 6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아 그리고 1층에 편의점이 있는데 가시기 전에 반드시 꼭 꼭 편의점에서 물 500ml 구입 후 가시기를 권장 드립니다. 2400 문장을 말하며 목이 타들어 가는 듯한 고통을 느끼기 싫으시다면요....
20년 이상이 된 기업이 맞나 싶을 정도의 의심을 키우는 애드사운드의 외관은 조금 당황스럽습니다... 물론 여기서 본점이 아니고 녹음만을 위해 마련한 장소일 수도 있겠지만... 좀 별로였습니다...
들어가 QR 코드 인증과 체온 측정을 완료하면 아래와 같은 낯설고 기이한 네모네모 방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방들이 저희가 녹음을 진행하게 될 곳으로, 이 조사에 참여하는 참가자와 참가자의 발성을 체크하는 감독관 분이 함께 들어가게 됩니다.
약간 군대에 있던 코인 노래방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시간과 정신의 방 같기도 하고....
방에 입장하면 아래와 같은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왼쪽에는 저희가 읽을 문장이 나오는 모니터가 배치되어 있으며, 오른쪽에는 감독관님이 저희가 제대로 발음하고 발성하는 지를 확인하고 녹음 진행을 하기 위한 노트북이 놓여 있습니다.
저 좁은 방에서 아래 투명 플라스틱 같은 가림막 하나만으로는 저희 둘의 어색함을 막아주기에 너무나도 부족하였습니다...
자리에 앉으면 저를 빤히 쳐다보는 물체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마이크 입니다. 감독관님이 문장을 보여주면 저희는 마이크에 대고 그 문장을 잘 읽어주면 됩니다. 다만 마이크의 성능이 좋지는 않은지, 감독관님이 최대한 가까이 가서 발음해 달라고 하셔서 다소 불편한 자세로 문장을 읽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제가 읽어야 하는 문장은 총 2,400 문장입니다. 참석 전날 담당자 분이 참석 여부에 대해 한번 더 확인차 연락이 오며, 녹음날 읽어야 할 문장 파일도 보내주셨습니다. 문장들을 보면 별로 길지도 않고 금방금방 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였는데... 전혀~ 아니였습니다...
녹음은 400문장이 한 세트로, 총 6세트 진행 됩니다. 한 세트를 진행하는 동안에는 쉬는 틈 없이 계속 문장을 읽어야 하며, 문장을 읽을 때 잡음이 들어가면 안되 몸을 뒤척이거나 소리가 날 수 있는 행동을 하면 안됩니다.
다만 한 문장을 다 읽고 다음 문장이 나올 때 1~2초 정도의 간격이 있는데 그때 살짝 움직이거나 가려운데 긁어주시면 됩니다... 개인적으로 마이크에 얼굴을 가까이 한 채로 움직임도 없이 소리를 안 내려다 보니 몸이 너무 불편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녹음 시간도 생각 외로 오래 걸립니다. 저의 경우 오후 1시에 시작하여 딱 오후 5시에 녹음을 마쳤습니다. 이를 환산해 보면 한 세트당 40분 정도(240분 / 6set)가 걸린거라 볼 수 있는 거죠.
한 세트의 문장이 400개임을 고려하면 한 문장당 6초 이내로 읽어야 40분에 끝낼 수 있는거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장을 제대로 발음 못하거나 소리가 작을 경우 다시 읽어야 되기에, 40분에 맞춰 끝내려면 더 빨리 열심히 읽어야 합니다.
[이렇게 4시간도 걸린 것도 제가 제일 빨리 끝났던 것이며, 나머지 분들은 5시가 넘었음에도 여전히 녹음을 진행하고 계셨습니다...]
문장의 양이 워낙 많고, 이를 쉴틈 없이 말하다보니 성대에 무리가 가며 갈증이 엄청나게 납니다. 그래서 제가 위에서 오시기 전에 편의점에 들려 반드시 물 하나를 챙기시라고 말씀드렸던 겁니다.
이게 갈증만 나면 다행인데 저의 경우 600문장을 넘어가고 부터 목이 쉬기 시작하였습니다... 평소에 말을 많이 안 하셨던 분이라면 저처럼 목에 통증이 오실 수 있기에 초반에 큰 소리로 읽지마시고, 템포를 유지하시는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4시간의 고강도 스피킹을 마치면 마지막으로 개인정보와 계좌 정보를 한번 더 확인하고 끝이 납니다. 알바비 10만원은 2주내에 계좌로 입금 예정이라고 하며, 안 주면.... 불 지르러 갈 겁니다... [다행히 지인분들 다 받으셨습니다 ㅎㅎ]
아무튼 세상에 쉽게 돈 버는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요즘 같이 추워진 날 밖에서 하는 알바를 피하고, 단기간으로 목돈을 벌고 싶으신 분이라면 한번 쯤 해 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결론 : 그냥 돈이 돈을 벌게 하자. 투자 공부 더 열심히.